2023년 2월 현재 JRCS의 멤버는 총 3인이다. 작년에 처음 모여 뛰기 시작했을때 강서구, 종로구, 경기도로 흩어져 있다가, 지금은 강서구 강남구 서초구로 조금 좁혀졌다. 처음 같이 달리기를 시작한 코스는 양재천 영동1교부근이었다. 그러다 한강공원 잠원지구, 경복궁 둘레 이 세 곳을 번갈아가며 뛰었다. 물론 올림픽공원, 청계천변, 한강 뚝섬공원도 뛰었지만 주기적으로 달리진 않았다. 오늘은 이 세 곳의 러닝 장소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1. 양재천 영동1교 부근
양재천 까페거리를 따라 이어지는 양재천변의 도로는, 사실 러닝보다는 산책에 더 적합하다. 비교적 폭이 좁은 도보와 자전거 도로가 붙어 있어서, 산책인구가 많은 저녁시간에는 달리기 환경이 쾌적하다고 할 수는 없다. 아니, 사실 쾌적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선선한 가을 저녁에는 자전거 라이딩 인구도 많고 산책인구도 많아서 달리기가 여의치 않다. 보통 산책자들은 두세명이 나란히 걷기 때문에, 러너들은 계속 산책로를 벗어나서 추월을 해야한다. 이때 자전거 도로를 침범해야 하기 때문에 종종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 또한 아스팔트가 아니라 시멘트 도로여서 달릴때 충격흡수가 잘 되지 않는다. 따라서 쿠션이 있는 러닝화를 신고 달릴 것을 추천한다. 이에 더해 20키로 이상 달리기에는 중간중간 달리기에 집중하기 힘든 코스들이 등장한다. 공사중이거나, 도로가 끊기거나(탄천방향) 도로가 더 좁아지거나(서초동방향) 하는 변수들이 생긴다.
하지만, 서초동 방향, 탄천방향, 그리고 세곡동 방향으로 3갈래로 다양한 코스 선택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달리기가 지루하지 않다. 그리고 확실히, 부유한 서초구청에서 구민 복지 차원에서 관리를 잘 해 놓아 보는 재미도 있다. 5키로에서 10키로 정도의 가벼운 조깅을 할 때 적합하다. 중간중간 공터가 있어 준비운동을 하기도 좋고, 화장실도 구간별로 깔끔하게 관리되어 러닝 중간 급똥 신호가 와도 안전하다. 양재천 바로 옆에 산책로가 형성되어 있어서, 잔잔하게 흐르는 물 바로 옆을 달릴 수 있다. 한강보다 물 비린내가 덜 나는 것도 장점이다.
장단점 정리
장점
1) 접근성이 좋다 2) 3가지 루트를 정할 수 있다. 3) 서초구청에서 관리를 잘 해 놓았다. 4) 한강공원보다 물에서 더 가까이 달릴 수 있으면서, 물 비린내가 덜 난다. |
단점
1) 산책로 폭이 좁고 자전거 도로와 맞닿아 있어 사람이 많을 때는 위험할 수 있다. 2) 산책로가 아스팔트가 아니라 시멘트 위해 방수페인트(?)를 발라 놓아 쿠션있는 신발이 필요하다. 3) 빠른 속도로 장거리 코스 훈련자에겐 부적합하다. |
2. 한강 잠원지구
한강에는 서른개가 넘는 다리가 있고 강원도에서부터 인천까지 이어지는 큰 강이다. 따라서 한강에서 달린다는 말은 꽤 불친절한 소개다. 우리가 주로 달렸던 구간은, 한남대교~잠수교, 혹은 잠수교~ 이촌한강공원 구간이었다. 대충 반포지구, 잠원지구를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어디서 시작을 하건, 잠수교를 늘 달렸다. 서울의 러너들에게 잠수교는 성지같은 곳이다. 밤낮, 날씨 할 것없이 한강 바로 위를 관통하는 잠수교는, 탁 트인 한강 위를 달리며 청량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더구나 적절한 언덕구간으로 평지만 달릴 때 올 수 있는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재미를 준다. 또한 러너들의 성지여서 달리는 동안 참 많은 러너들을 마주치며 동료애를 느낄 수 있다. 단순히 러너들 뿐 아니라 말그대로 "한강공원"이어서, 수 많은 사람들이 피크닉을 즐기므로 사람구경하기 좋다. 버스킹 공연은 덤이다. 무엇보다 도로가 폭이 넓고 아주 잘 닦여 있어서, 오늘 소개하는 다른 두 곳에 비해 부상 염려가 적다.
하지만, 접근성이 좋지 않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달리는 지점까지 가는데 오래 걸린다. 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는 15분 이상, 신사역에서는 25분 이상 걸어야 한다. 30-40분을 달리기 위해 그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걸어야 한다. 또한, 혹시나 신사역에 짐을 맡긴다면 달린 후 정신없는 번화가를 거쳐야 한다. 달리고 나서 간단히 맥주라도 한잔 하려고 하면 휘황찬란한 가로수길을 들어가야하는데, 기껏 상쾌한 달리기로 정화된 몸과 마음이 다시 심란해 진다. 그리고 적당한 가격에 간단히 만족할 식당을 찾기도 힘들다. 앞서 사람 구경하기 좋다고 했는데, 혹여나 벚꽃이 피거나 날씨가 좋은 날에는 사람구경이 아니라 사람에 치이게 된다. 적당한 선을 넘어서면 즐거움이 괴로움으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다.
장단점 정리
장점
1) 도로상태가 좋다 2)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3) 러너들의 성지 잠수교 |
단점
1)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을 수도 있다 2) 정신없는 가로수길, 러닝후 마땅히 먹을 곳이 없다. 3) 접근성이 떨어진다. |
3. 경복궁 둘레
마지막으로 경봉궁 둘레다. 경복궁 담을 따라 한 바퀴를 돌면 약 2.5키로여서, 두 바퀴를 돌면 적당히 5키로를 뛸 수 있다. 경복궁 달리기의 장점은 경복궁 그 자체에 있다. 한국 사람 누구나 아는 경복궁이지만, 근처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 아니라면 주기적으로 갈 일이 잘 없다. 경복궁은 단순히 조선 왕조가 살았던 역사적 의의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아주 매력적인 유산이다. 따라서 달리면서 경복궁을 만나는 것은 매우 신나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저녁에 경복궁 담에 걸치는 노을을 보면 황홀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경복궁역에서 바로 이어져서 접근성도 좋다. 또한 경복궁 바로 옆에는 청와대도 있고 다양한 갤러리도 있어서, 마찬가지로 눈요기 거리가 많다.
하지만 아주 큰 약점이 있는데, 바로 돌길이다. 경복궁 담 바깥쪽의 인도를 돌길로 만들어 놓아서, 달릴때 집중해야 한다. 안그러면 다리를 접지를 수 있다. 또한 인도 폭이 좁은 구간들(청와대 앞 등)이 종종 있어서 차도로 내려와야만 할 때가 있어 조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복궁도 관광지이다 보니, 타이밍을 잘못잡으면 수많은 인파에 제대로 달리지 못할 수도 있다.
장단점 정리
장점
1) 달리면서 경복궁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다. 2)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다 3) 청와대, 갤러리 등 눈요기 거리가 많다 |
단점
1) 도로가 돌길이라 조심해야 한다. 2) 중간중간 도로폭이 좁은 구간이 있다. 3) 관광지라 사람이 많을때는 제대로 달리기 힘들다 |
이상으로 우리 크루가 자주 달리는 장소 세 곳의 장단점을 적어 보았다. 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분들의 최애 러닝장소가 있다면 공유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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