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원 생활35 [Balkan Explore] 몽유병자들 1부, 그리고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하여 2022.02.27 작성한 초안. 김철민의 교양서 "문화와 사회로 발칸 유럽 들여다보기"로 시작한 세르비아 역사/경제 스터디가 몇 권의 책을 거쳐 1차 세계대전 전의 정세를 분석한 크리스토퍼 클라크의 "몽유병자들"까지 이어졌던 이유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수천 년 동안 대한민국으로서 홀로 존재해 온 것이 아니듯, 세르비아 역시 세르비아 공국, 오스만 체제 하 공국, 다시 독립국으로 공국, 유고슬라비아,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등 다양한 이름만큼 다양한 영토와 공동체로 주변 국가와 상호작용하며 맥을 이어왔고, 그 사이에 얽혀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세르비아라는 단일 정치 공동체의 단편 역사만으로는 이해하는데 명확한 한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제한된 한국어 자료의 한계는 차치하더라도, 스터디 초반에 선택한 자료들.. 2022. 3. 5. [Balkan Explore] 몽유병자들 인상 미주를 제외하고도 859페이지에 달하는 크리스토퍼 클리크의 를 장장 2개월에 걸쳐 마무리했다. 8월말에 시작해 10월 마지막 날 마무리 했으니 정말 2개월이 걸린 셈이다. 기본적으로 1)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 유럽대륙에서는 어떤 지각 변동이 있었고, 2) 주요 국가들의 정책 결정자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을 내렸으며, 3) 왜 하필 발칸에서 세계대전이 촉발되었는지를 설명하려고 시도(?)한 책이다. 국제정치 전공자들의 약점이자 역사 전공자들에게 많이 받는 비판 중 하나가 현상을 너무 제한된 변수로 설명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특정 현상이 발생하는데까지는 여러 개인적인 요소, 우연적인 요소, 지정학적인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발생하는 것인데, 국제정치학은 요소들을 너무 단순화 시켜, 가령.. 2021. 11. 1. [세르비아생존기] 사실 제임스 본드는 세르비아 사람이다? 최근 영화 007 노타임 투 다이가 개봉했다. 주인공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출연작이라는 사실에 이목이 쏠리기도 하고, 적어도 다니엘 크레이그가 출연했던 이전 시리즈의 세계관의 최정점의 보스, 즉 끝판왕과의 대결을 그린 영화라는 점에서 기대를 받는다. 사실 007 시리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쯤 들어봤을 이야기이지만,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의 모델은 바로 세르비아인 스파이 듀슈코 포포브(Dusko Popov)이다. BBC의 다큐에 따르면 007 시리즈의 원작자 이안 플래밍이 1941년 듀슈코 포포브를 실제로 만났고, 제임스 본드라는 캐릭터에 대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https://www.bbc.com/reel/video/p086f8jn/the-playboy-serbi.. 2021. 10. 17. [Balkan Explore] 발칸 공부의 시작 지난 5월부터, 베오그라드에 사는 몇 안 되는 한국인 친구와 발칸에 대해 공부하는 “Balkan Explore” 스터디 그룹을 결성하여 발칸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둘다 세르비아에서 주재 근무하고 있는 처지라, 세르비아에 대한 공부를 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세르비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발칸을 공부하는 게 더 현명한 판단이라는 생각에 발칸의 역사, 경제, 문화, 사회 등에 대한 다양한 서적을 읽고 함께 독해하는 스터디 그룹을 운영하기로 했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보다, 내가 소화한 것을 발표함으로써 이해력을 높이고, 같은 텍스트에 대한 다른 사람의 다른 해석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3년을 주재하면서 ‘지나가다 들은’ 이야기에만 의존한 감상만 축적하고.. 2021. 9. 20. [세르비아 생존기] 전문지식은 만연한데 전문가는 어디에 있나요 세르비아는 3월 19일 현재, 세르비아는 2차접종까지 완료된 접종인구가 82만명이 넘어 접종률이 11.91%에 달한다. 출처 : www.google.com/search?sxsrf=ALeKk02vu7WelB1Juvk0uyfhEr0gqzdX1A%3A1615548352825&ei=wE9LYLztMYjYaIGHg7AH&q=covid+19+vaccination+statistics&oq=covid19+vaccin&gs_lcp=Cgdnd3Mtd2l6EAMYBDIECAAQCjIECAAQCjIECAAQCjIECAAQCjIECAAQCjIFCAAQyQMyAggAMgIIADIECAAQCjICCAA6BAgjECc6BwgjEOoCECc6BQgAEJECOggILhCRAhCTAjoKCC4QxwEQowIQQzoICC4QxwEQowI6.. 2021. 3. 20. [세르비아 생존기] 안개의 도시 베오그라드에서 맞이한 새해 그렇게 해가 바뀌었다. 2020년 1월 27일, 나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도착했다. 그리고 11개월을 꽉채워 2021년이 밝았다. 식상하지만 정말 다사다난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은 모든 이의 삶을 바꿔놓았다. 나역시 누군가 베오그라드, 세르비아에 대해 묻는다면 별달리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 나의 숙소와 사무실을 이제 네비게이션 없이 운전할 수 있다는 점, 가장 자주 가는 슈퍼 역시 네비게이션 없이 갈 수 있다는 점, 사무실에서 30분정도 산책길은 파악해 놓았다는 점 정도가 전부다. 어쨋거나, 지난 12월의 베오그라드는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짙은날이 많았다. 우선 도시를 종횡으로 가르는 사바강과 도나우강 덕에 물안개는 종종 피어오른다고 하지만, 겨울철에 다시.. 2021. 1. 4. [세르비아 생존기] 코로나19가 바꾼 세르비아 커피문화 코로나19, covid19로 다시 한번 한국이 시끄럽다고 한다. 일 확진자 1000명을 넘어섰고,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되어서 헬스장 같은 시설은 물론 사적인 모임도 금지시킨다고들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세르비아는 이미 11월부터 일일 확진자 7000명을 넘어섰다. 인구가 7백만이 안되니까, 한국에서 일 확진자 5만 명이 1달 이상 지속되고 있는 것과 같다. 오늘은 이러한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이 세르비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문화는 바로 커피 문화다. 앞서 이 블로그에서 세르비아인들의 담배 사랑을 소개하면서 카페 문화를 소개한 적 있다. 세르비아인들은 이야기하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언뜻 보면 싸우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거나 세르비아에는 카페가 .. 2020. 12. 14. [세르비아생존기] 라끼야? 라키야? 오늘은 짧고 굵게 세르비아의 전통주 라키야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한국으로 따지자면 막걸리나 소주에 해당하는 세르비아의 전통주이자 대중주(?)인 Rakija. 라키야는 각종 과일로 만드는 독주로, 굳이 구분을 하자면 브랜디에 가깝다. 살구, 체리, 배, 복숭아 등 다양한 과일로 만들기 때문에 취향이 많이 갈린다. 바나 클럽에서 샷으로 먹기도 하지만, 점심 저녁 가릴 것 없이 식전주로 가장 사랑을 받는 술이다. 세르비아는, (적어도 베오그라드는)fine dining 숫자도 제한적이고 5 코스를 갖춘 식당도 제한적이지만 식전주 문화는 아주 발달해 있다. 그리고 그 식전주의 대표주자가 바로 라키야 이다. 40도 정도 되는 독주이기 때문에 한국사람들로서는 잘 이해가 안 갈 것이다. 우리는 "빈속에 술 먹으면 .. 2020. 12. 7. 이전 1 2 3 4 5 다음